올려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우상현 입니다.
신랑 되실분에 대한 애정과 예고치 않은 사고로 많이 상심이 되시지요. 또 갑자기 주치의로부터 들은 수술의 합병증이나 예후에 대해 많이 걱정이 되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환자분은 손으로 주먹을 쥐게하는 동작을 하는 많은 근육들과 신경 혈관이 다쳐 4시간 이상의 큰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정말, 꼭, 저희 병원과 같은 수부외과 세부 전문의가 치료해야하는 상태였습니다.
일반적인 병원에서 근육을 봉합하고 신경을 몇바늘 꿰맨매고, 혈관은 연결하지 않고 묶어버린다면 아마 1시간도 걸리지 않을 수술입니다. 그러나 모든 근육을 다 꼼꼼하게 연결하고, 신경을 현미경을 보면서 촘촘히 봉합하고 당장은 표시나지않지만 혈관도 미세현미경하에서 눈에 보이지도 않는 실로 미세문합을 하는 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지금 불편해 하시는 문제는 상처가 나아가는 과정에 대해 생길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주치의가 충분히 환자분에게 설명을 하고 또 치료때도 설명했던 것이 중간과정이 생략되어 전달되면 충분히 오해가 샐길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근육과 신경, 혈관을 봉합하는 수술을 하신 천호준 선생님은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에서 인정하는 수부외과 세부전문의이며, 말씀하신 다른 병원의 선생님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 선생님으로 제가 인정하는 아주 우수한 분입니다. 물론 환자분들께서도 많이 좋아하시는 다정다감한 의사입니다. 하지만 환자나 보호자분께 더 자세하게 설명을 못해드리고 오해를 불러 일으킨데 대해서 제가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전체적인 설명과 함꼐 자세한 설명까지 모두 해서 보호자나 환자분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해드리는 것이 의사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한가지 문제점은 상처가 나아가는 과정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드리지 못하고 최종 결과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들으시면 많이 황당하실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즉 예를 들면 성인이 되어 손으로 가는 중요한 신경이 파열이 되면 아무리 완벽하게 봉합을 해도 정상 기능의 70% 정도 밖에 회복이 되질 않습니다. 피부에 상처가 생기면 흉터가 평생 남듯이 신경을 봉합한 부위에도 물론 흉터가 생겨 미세한 신경이 지나가는 길이 일부는 막힐 수 밖에 없지요. 다행히 혈관은 잘봉합되면 관으로 유지되어 있기 떄문에 혈류(피)가 흐르는 것은 잘 흐를 수 있습니다. 근육은 혈이 많이 가는 조직으로 비교적 흉터는 적게 남지만 팔뚝안에 정상적으로는 자기들의 구획 안에 있으면서 길이 방향으로 왔다갔다 하는 운동을 하게 됩니다. 근육이 하나만 파열되어도 봉합 후 상처가 나아가면서 근육을 싸는 근육막과 근육 섬유들이 주위 조직, 즉 근육 위쪽에 있는 피부나 혹은 옆의 근육, 혹은 아래이 있는 뼈막 같은 곳에 흉터가 남고 그것들이 그런 주위 조직들과 붙게 되지요. 이런 현상을 근유착이라고 합니다. 특히 여러 개의 근육이 동시에 파열된다면 이런 근유착의 가능성은 더 높아지겠지요. 그렇다고 손가락이나 손목을 못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움직일떄 약간 불편하실 수는 있습니다.
환자나 보호자분께서 꼭 알아두셔야 할 내용은 근유착이 생기는 것은 수술이 잘못되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고 상처를 입은 우리 몽의 조직이 나아가는 과정에 생기는 정상적인 치유과정입니다. 그래서 이런 근유착을 예방하기 위해 약물도 수술시 근유착을 예방하는 약물도 뿌리고, 수술 후 적극적인 재활치료도 필요합니다. 더군다나 환자분의 경우, 근육을 움직이게 명령을 내리는 신경까지 같이 손상이 된 경우라서 더 열심히 재활치료를 받으셔야겠지요. 그래서 수술 후 약 3-6개월 지나서도 근유착이 계속유지되면 근유착 분리술을 할수도 있지요.
바쁜 외래에서 이런 자세한 조직의 특성과 상처의 치유 과정까지 설명할 수 없기 떄문에 '운동 열심히 하시지 않으시면 근유착이 올수도 있습니다'라고 하는 한마디만 들으시면 충분히 오해을 하실수도 있을 것으로 저도 생각합니다.
저희 병원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저희 병원은 수술당시의 환부 사진을 직접 모두 찍어 환자와 보호자분께 사실 그대로 보여드립니디. 또한 그 사진들을 매일 아침 8시(화, 목은 7시반에) 수부외과 전문의와 정형외과 선생님들, 간호사들이 모두 모인 8층 강당에서 수술의 잘잘못이나 새로운 수술방법의 시도에 대해 토론을 합니다. 그 전날 수술한 환자에 대한 사진을 모두 보면서 수술이 잘되었나 서로 논의하고, 또한 그날 수술할 새로운 환자들에 대한 수술 방법이 어떤 것이 가장 좋을까 토론하는 시간입니다.병원의 대표자이고, 선배의사로서 제가 해왔던 수술처럼 잘하지 못하게 되면 아침 컨퍼런스 때 수술하신 집도의 선생님들이 많이 곤란하게 됩니다. 이런 아침마다 하는 컨퍼런스 공부시간이 저희 병원의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환자분의 상태를 저도 모두 알고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환자분의 경우 직접 수술 당시에 찍었던 사진들을 직접 확대해서 얼마나 수술이 잘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침마다 하는 이 모임을 확인하고 싶으시면 언제든지 말씀드린 시간에 오시면 저희들이 수술 전후에 환자분들을 위해 얼마나 많이 고민하고, 또 수술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지 직접 보실 수 있습니다.
주말에, 남들 노는 날에 특히 대학병원에서도 귀찮아하는 손수술을 저희는 응급으로 오는 환자분들께 최선을 다해 수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해부학적을도 복잡하고 미세한 신경과 관계된 수술은 수술후 결과에 대해 예측하기 힘들고 시간도 많이 걸리기 때문에 아무도 잘해드릴려고 하지 않습니다. 또 저희 병원을 제외한 어느 대학병원이나 다른 병원에 손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선생님들이 부족하기 떄문에 저희 병원은 주말에도 열심히 수술을 해야되고 현재도 매일하고 있습니다.
감히 환자분과 보호자분께 한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저희의 의료 수준을 대구지역의 다른 병원과 비교당하는 것 자체가 저희를 가장 화나게 하고, 지금 이시간(토요일 밤 11시 40분)에도 잠못자고 가족과 주말시간을 보내지 못하면서 응급 환자분들을 위해 수술하고 있는 W(더블유) 병원의 모든 직원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지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손수술의 최후의 보루를 지킨다는 그 '자존심' 하나로 힘들게 꾸려나가고 있는 병원이기 때문입니다.
환자분과 보호자분께 이해잘되도록 설명을 충분히 드리지 못한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립니다. 그래도 저희 병원에 대한 깊은 애정이 있으시기 떄문에 이런 글을 올리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마음이 없었다면 그냥 다른 병원에 가셔서 치료받으시면 그만이겠지요. 그렇지만 정성껏 긴 글을 써주시고, 저희도 이런 계기로 환자 한분 한분에 대한 응대나 설명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지금 중요한 시간입니다. 수술해 주신 집도의 천호준 과장님과 잘 상의하셔서 좋은 결과 얻을 수 있도록 재활 치료 잘 받으셔야 합니다. 아직 다치시고 몇일 되지 않은 시점에 할 일이 참 많습니다. 환자분의 근육과 신경, 혈관의 상태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분도 바로 집도해주신 천호준과장님이고 성심성의껏 최고로 잘 도와주실 수 있는 분도 바로 집도를 직접하신 선생님입니다. 집도하신 선생님과 잘 협조해서 적극적인 재활치료를 잘받아야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우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