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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성형재건술
관리자 | 2002-05-14 00:00:00 | Hit : 40,620
대학 졸업을 앞둔 여대생이 얼마전 수부외과를 방문했다. 어릴 때 엄지손가락의 끝부분이 찢어져 피를 멎게 하기 위해 하루 동안 고무줄로 묶어놓았다가 엄지손가락에 피가 통하지 않아 절단됐다고 했다.

졸업후 취직을 위해 손가락을 새로 만들고 싶어한 그녀는 엄지발가락을 이용한 성형재건술을 받게 됐다. 새로 생기게 될 엄지손가락을 생각하면 좋았지만 엄지발가락이 없어지면 걸음걸이나 운동에 지장이 있을 것 같아 걱정을 많이 했다.

성공적으로 수술은 이뤄졌고 환자의 새로운 엄지손가락은 정상적인 모양과 기능으로 탈바꿈했다. 또 수술전 걱정했던 발도 걷기나 일상생활, 운동하는 데 별 지장이 없었다.

인간에게 손이 없었다면 아마 현재와 같은 문명의 발전은 없었을 것이다. 외상이나 화상으로 손가락이나 손, 심지어 팔을 상실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가정이나 직장에서 입은 사소한 외상.화상, 혹은 선천성 기형 때문에 손의 변형이나 마비, 운동장애 등의 불편을 겪는 사람도 있다.

손과 손가락의 해부학적 구조는 무척 복잡하다. 손가락 피부에 1cm밖에 안되는 작은 상처가 나더라도 그 속에 있는 인대.신경.혈관까지 손상당할 수 있다. 따라서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손 상처는 반드시 전문의의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화상을 입었을 경우 손 기능 회복에 중점을 둔 피부 이식술이나 인대 수술 등이 필요하다.

절단된 손가락이나 손의 경우 반드시 병원으로 가져와서 재접합 수술에 대한 가능성을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절단된 부분은 깨끗한 물에 씻은 후 물에 적신 거즈로 싸서 비닐 봉지에 넣고 그 봉지를 얼음과 물이 들어 있는 통에 넣으면 가장 좋다.

최근에는 미세수술의 발전과 보편화에 따라 손이나 손바닥뿐만 아니라 손가락의 마지막 마디까지도 재접합, 80~90% 정도의 성공률을 얻고 있다.

그러나 심하게 짓이겨지거나 뽑힌 경우 혹은 환자가 만성 질환을 갖고 있거나 나이가 많은 경우는 수술 성공률이 크게 떨어진다. 수술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고 인대나 신경의 기능 회복이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오래 전에 손가락을 상실했거나 선천성 기형으로 손가락이 발달되지 않았을 때는 발가락을 떼 재건수술을 한다. 발가락을 제거한 후 초래될 발의 기능을 심각하게 걱정하는 경우가 많으나 수술 후 걷기나 일상생활, 운동 등을 할 때 불편을 느끼는 경우는 드물다.

최근에는 심장이나 간 이식 수술을 하듯 팔이 없는 사람에게 뇌사자의 팔을 옮기는 '팔 이식 수술'이 시도되고 있다. 면역억제 치료방법의 발달이 반드시 선행돼야 하는 이 수술은 전 세계적으로 임상 증례가 드물 정도로 아직은 실험적 단계의 수술이다. 하지만 양팔이 절단됐거나, 선천적으로 없는 사람의 경우 희망을 걸어볼 만한 21세기 새로운 의술로 각광받고 있다.

글: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도움말:우상현 교수(영남대병원 수부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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