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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손가락 선천성 기형 수술, 시기와 방법은?
관리자 | 2001-04-17 00:00:00 | Hit : 41,460

손가락, 선천성 기형 수술 시기와 방법은?

임신중인 여성들이 느끼는 기형아 출산에 대한 두려움은 상상외로 크다고 한다.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산모는 손가락과 발가락이 모두 10개씩 맞는지 물어보기도 하고 헤아려 보기도 한다는 것. 우리 몸에서 비슷한 기능을 하는 구조물이 10개씩 되는 것은 손과 발 이외에는 없다. 그래서인지 손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가벼운 기형에서부터 팔이 짧든지 손가락 수가 모자라는 등의 심각한 변형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태아는 6주가 되면 이미 장래에 손이 될 조직들이 벙어리장갑 같은 형태로 생긴다. 8주가 지나면서 여기에 여러 개의 홈이 생기고 이것들이 적당하게 갈라져 손가락이 만들어진다. 이런 과정에서 아직도 정확히 밝혀져있지 않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선천성 기형들이 생겨난다.

유전적인 원인 뿐만 아니라 임신 중 약물복용이나 술, 흡연, 대기오염 등도 그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심장이나 두개골 등의 선천성기형과 같이 발생하기도 하는 등 복잡한 기형 중 일부의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가장 흔한 손의 선천성 기형에 대한 적절한 수술 시기와 방법을 알아보자.

◇ 합지증(물갈퀴 손)

태생 6∼8주쯤 독립된 손가락이 발생되기 위해서는 손가락 사이의 발생 세포들이 소멸되면서 분화가 일어나야 한다. 이것이 실패할 경우 손가락이 서로 붙게 된다. 세번째와 네번째 손가락 사이가 가장 흔히 붙게 되고, 심할 경우에는 4개의 손가락이 모두 하나로 붙게 되는 심각한 기형도 발생한다.

이런 경우에는 손가락이 짧아지는 변형을 동반하는 경우도 흔히 있다.피부만 붙어있는 경우가 있고, 때로는 골격까지 붙어있는 경우도 있다. 3분의 1 정도에서 동반기형이 나타나며, 그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가장 흔한 수부 기형 중의 하나로, 대략 2천명당 1명에서 발생하고 남아에 많다. 가족력은 15∼40%. 피부만 붙어있고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1∼2세 전후에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붙은 손가락의 길이와 성장 속도가 달라 오래 방치할 경우 손가락이 뒤틀릴 수 있고, 피부와 뼈가 같이 붙어있는 경우에는 더 조기에 할 수도 있다.

수술을 할 때는 붙어있는 손가락을 독립된 손가락으로 각기 분리하고,손가락 사이에는 적절한 양의 조직이 놓여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간단히 분리만 해서는 안되고 반드시 피부이식으로 조직을 보충해 주어야 한다. 전신 마취가 필요하고 3∼4일의 입원이 필요하다. 손가락이 모두 붙은 경우에는 2차에 나누어 손가락을 분리한다.

◇ 다지증(육손)

손가락이 비정상적으로 더 생겨서 6개 혹은 그 이상 되는 경우. 손가락의 발생 과정에서 분화가 중복되어 생긴다. 합지증과 더불어 손에 생기는 선천성 기형 중 가장 많고, 합지증보다 유전성이 강하다. 400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으며 대개의 경우 엄지손가락이나 새끼손가락 옆에 하나 더 붙어있다. 남는 손가락을 절단만 하면 될 때는 수술이 간단하지만, 엄지손가락의 중간 마디에 손가락이 붙는 복잡한 양상일 경우에는 좀 더 까다롭다.

수술은 여분의 손가락을 제거해주면 되는데 수술시기와 방법은 기형의 정도에 따라 많은 차이가 난다. 대부분 1세 전후에 하지만 경미한 경우, 즉 피부만 붙어있다든지 절제할 손의 구조물을 이용할 필요가 없는 경우에는 출생 즉시 봉합사나 끈 등으로 연결된 부분을 묶어서 저절로 떨어지게 할 수도 있으나 드물다. 두 개의 엄지손가락이 존재할 때는 두번째 손가락과의 간격이 좁아 쥘 수 있는 공간이 작아지게 된다. 그래서 절제할 손가락의 인대나 골막을 남아 있는 엄지손가락에 연결해 엄지손가락을 집게손가락에서 많이 벌려준다. 수술시기는 보통 1∼2세 무렵.

◇ 굽은 손가락(굴지증, 사지증)

경미한 선천성 기형으로 주로 새끼손가락이 앞뒤 방향 혹은 옆으로 굽게 된다. 이는 손가락 뼈의 모양이 이상하거나, 손가락을 구부리는 인대에 문제가 있는 경우다. 엄마와 딸이 동시에 이런 기형을 가질 수 있다.주로 양쪽 손에 같이 생기고, 여성에 많다.

굽은 각도가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기능장애를 초래하지 않아 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일정 각도 이상 굽은 경우에는 골절술이나 인대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만일 성인이 되기까지 고정돼 있으면 관절을 고정시키든지, 절골술 또는 골 절제술을 고려할 수도 있다.

/정근재기자 kayjay@yeongnam.com
▨도움말:우상현 영남대의료원 수부외과교수